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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육전하면, 흔히 소고기 홍두깨살이나 불고기살같이 기름이 없는 부위를 얇게 저며서 한장한장 밀가루와 계란을 묻힌 뒤 전처럼 구우는 것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조리 방법은 소고기를 일일이 튀김옷을 입히고 구워야 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번거롭고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레시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TV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에서 이영자님이 간편하게 육전을 만들어서 이것이 '전참시' 요리대결에서 1등을 해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 레시피는 사실 한식 전공이신 이원일 셰프님이 처음으로 만드셨고, 이것이 이영자님께 전수가 되었던 것인데, 방송에 한번 소개된 이후 통으로 부치는 육전이 이영자육전이라고 알려져 많은 유튜브 채널과 SNS에 업로드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호기심이 생겨 이영자 육전을 만들어보게 되었고, 여기에 저만의 꿀팁을 추가해서 레시피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1. <이영자 육전>의 쉬운 레시피 : 고기 굽고 계란물 부어서 한장으로 부치는 것
이영자 육전은 위에서 살짝 언급했듯이 소고기 홍두깨살 등을 한장한장 낱개로 부치는 것이 아니라, 프라이팬 하나에 고기를 한꺼번에 구워 이를 계란물을 이용해 접착을 시켜 통으로 전을 부치는 방식으로 만듭니다. 그래서 주재료는 단연 육전에 필요한 고기와 계란이 될 것인데, 제가 여기서 고른 고기는 소고기가 아니라 시중에서 제일 싸게 구할 수 있는 냉동 대패삼겹살입니다. 사실 냉동 대패삼겹살은 이전에 포스팅했던 두부 두루치기를 만들고 남은 고기들을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집 냉장고 재료를 적극 활용한 것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위에 올린 것은 상추샐러드인데, 원래는 위에 봄나물 등을 간장소스에 무쳐서 올려 먹는 것을 변형해서 만들었습니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레시피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재료로는 대패삼겹살 120g, 계란 4개, 대파(초록색 부분 위주) 1대, 청상추 10장, 소금, 후추, 레몬주스, 발사믹 글레이즈를 준비해주시고, 조리 도구로는 칼, 도마, 넓은 팬, 집게, 보울형 그릇을 준비해주시면 됩니다.
우선, 대패삼겹살 120g을 잘 해동해주시고, 그 사이에 대파의 초록색 부분의 동그랗게 말린 부분을 잘라 넓게 펼친 후 길고 얇게 썰어줍니다. 그리고 보울형 그릇에 계란 4개를 모두 풀어 소금과 후추 간을 가볍게 해줍니다. 대패삼겹살이 해동이 되면 팬에 잘 펼쳐서 구워줍니다. 팬 바닥이 가득찰 때까지 고기를 펼치면 여기에도 소금과 후추 간을 해줍니다. 그러다 대패삼겹살의 양면에 붉은 부분이 없이 잘 익으면 길게 썰어놓은 대파의 초록색 부분을 넣고 살짝 열을 가해 볶아줍니다. 20초 정도 볶고나면 미리 준비해놓은 계란물을 위에 부어줍니다. 이 때는 계란물을 한꺼번에 많이 붓는 것보다는 조금씩 고기와 고기 사이에 계란물을 채워준다고 생각하고 조금씩만 부어줍니다. 그렇게 바닥의 빈틈이 다 채워지고 나면 중약불로 줄여 계란이 서서히 익도록 둡니다. 밑의 계란 부분이 익었는지는 가장자리를 뒤집개로 살짝 들어내서 확인해보면 되는데, 만약 노릇노릇하게 밑부분이 익었다면 뒤집개로 가장자리부터 살살 떼내면서 육전을 뒤집어줍니다. 그러면 위에 있던 덜 익은 계란물이 밑으로 가면서 서서히 익기 시작하는데, 그 사이에 계란을 풀었던 보울형 그릇을 잠시 씻고 여기에 씻은 상추 10장을 한입크기로 찢어줍니다. 그러고나서 레몬주스 1큰술과 발사믹 글레이즈 1큰술을 섞어 간단하게 상추 샐러드를 만들어줍니다. 팬에 있는 한 쪽 계란마저 익으면, 이를 접시에 담아준 후, 상큼한 상추 샐러드까지 위에 올려주면 완성입니다.
2. 전이 찢어지지 않게 하는 법 : 전분물 추가, 2개 도구 사용, 팬의 기름 양 체크
이영자 육전 등을 포함해 전을 구울 때 제일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찢어지지 않게 뒤집기일 것입니다. 이럴 때는 가장 중요한 것 첫번째가 바로 반죽일 것입니다. 반죽에 점성이 있어야 전이 잘 찢어지지가 않는데, 그래서 이 레시피에서는 계란을 4개나 넣어서 최대한 뒤집을 때도 손상이 없도록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계란 4개로도 불안하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있을 것인데, 이 때는 계란물에다가 전분가루를 1작은술 정도만 넣어서 계란물에 잘만 풀어줘도 계란물의 점성이 더 강화되어 뒤집을 때도 잘 찢어지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뒤집을 때도 스킬이나 내공이 뛰어나신 분들은 정말 한번에 깔끔하게 뒤집으시는데, 경험이 많지 않은 분들은 하다가 많이 찢어질 수도 있습니다. 저또한 그 부분에서는 확신이 없던 지라 이럴 때는 멋있음보다는 찢어지지 않는 것을 택해 뒤집개와 볶음 주걱 등 도구 2개를 동시에 이용해서 뒤집는다면, 훨씬 리스크가 줄어들 것입니다.
그리고 전이 잘 찢어지는 때 중 하나가 팬에 기름이 없을 때인데, 이 레시피같은 경우에는 기름이 많은 대패삼겹살을 썼기 때문에 굳이 기름을 더 하지 않아도 전을 부치는 데 큰 무리가 없습니다만, 만약 기름이 없는 소고기 홍두깨살들을 조리하는 경우에는 식용유나 올리브유를 넣어준 채로 해줘야 전이 찢어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