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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숏파스타로 만든 원팬 오리지널 까르보나라 파스타

     

    까르보나라는 본래 이탈리아어로 '석탄 광부'라는 뜻이며 과거 이탈리아에 가난한 광부들이 간단하게 계란 노른자 베이스 소스에 후추만 간단하게 얹어서 끼니를 해결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래서 당연히 오리지널 까르보나라에는 절대로 크림이 들어가지 않고, 계란 노른자와 갈아넣는 치즈 및 후추뿐입니다. 갈아넣는 치즈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바로 우리가 흔히 피자 시켜먹을 때 남는 파마산 치즈가 있습니다. 파마산 치즈도 오리지널 까르보나라를 만들 때 흔하게 들어가는 재료입니다만, 사실 이탈리아에서는 보다 강한 향의 치즈를 선호하기도 해 페코리노 치즈를 갈아 넣기도 합니다.

    까르보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는 이러한 조리법을 법도처럼 여기어 다른 어떤 부가적인 재료가 소스에 들어가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습니다. 오죽했으면 이탈리아인들에게 까르보나라에 생크림을 넣으려고 하는 모션을 취했을 때 기겁하는 영상이 화제가 되었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생크림 파스타를 보고 까르보나라 파스타라고 많이 오해를 하고는 합니다. 실제로 크림 파스타는 사실 미국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으며 이것이 일본으로 건너가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이라 하여 이탈리아의 조리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위에서 대충 언급한 것처럼 까르보나라의 재료가 파스타, 소금, 후추, 계란 노른자, 파메르산 치즈, 관찰레 이렇게 단순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조리법이 정말 까다롭기에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요리입니다. 그 이유는 잠시 후에 알려드릴 것이고, 오리지널 까르보나라 파스타를 우리나라의 수많은 원룸에서도 해먹을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고 설거지도 줄일 수 있는 원팬 조리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오리지널 까르보나라>의 재료 선정 포인트 :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게!

     

    저는 이번 오리지널 까르보나라를 만들면서 전반적으로는 재료와 조리법에 충실하되,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위주로 선정했습니다.

    첫째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스파게티 대신 숏파스타인 푸실리를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오리지널 까르보나라에는 스파게티면을 사용하는 것이 원조이나, 원팬으로 하기에는 숏파스타가 익히는 시간도 보다 단축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숏파스타 중에서도 푸실리라는 회오리 모양의 숏파스타를 선택해 회오리 사이에 면이 잘 녹아들 수 있게 준비했습니다.  둘째는 관찰레 대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베이컨을 골랐다는 점입니다. 오리지널 까르보나라에 들어가는 관찰레는 돼지의 볼이나 턱살을 훈제해서 만든 일종의 햄입니다. 물론 인터넷으로 구매는 가능하나 가격도 비싼 편이고 막상 냉장고에 넣어놓으면 처치곤란 재료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다 가용성이 넓은 통삼겹살 베이컨을 인근 편의점에서 구매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갈아넣는 치즈인 페코리노 치즈 대신 주변 마트에서 흔하게 파는 원통 모양의 파마산 가루를 준비했습니다. 갈아서 넣는 페코리노 치즈가 분명 파마산 가루에 비해서는 치즈 특유의 향도 살아있고 이것을 넣었을 때 계란과의 조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치즈를 구하기에는 접근성 측면에서나 비용 측면에서도 불리하고, 무엇보다 치즈를 갈만한 그라인더도 같이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파마산 가루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2. 맛있게 만드는 법 : 계란소스 섞기 전 열을 충분히 빼내는 것이 중요

     

    재료로는 푸실리 100g, 통삼겹살 베이컨 70g, 계란 3개, 파마산 가루, 소금, 후추, 물 500ml를 준비해주시고 조리도구로는 칼, 도마, 뚜껑있는 넓은 팬 및 젓가락을, 작은 보울형 그릇 2개, 접시를 준비해주시면 됩니다.

    먼저 통삽겹살 베이컨 70g을 5mm 간격으로 얇게 썰어주고, 바로 팬에다 기름을 두르지 않을 채로 볶아줍니다. 베이컨은 겉면이 갈색빛을 띠고 기름이 충분히 나왔을 때 꺼내어 접시 등에 따로 담아놓습니다. 그리고 삼겹살 기름이 남아있는 팬에 물 500ml와 소금 10g을 같이 넣어 끓입니다. 물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푸실리 100g을 넣고 뚜껑을 덮어서 8분간 중불로 익힙니다. 그 사이에 작은 보울형 그릇 2개를 준비해놓고, 거기에 계란 3개를 깨서 흰자와 노른자를 각각 분리시킵니다. 그 중 노른자를 들어간 그릇에다 파마산 가루를 2큰술, 후추를 취향껏 넣어서 잘 섞어줍니다. 중간중간에 푸실리가 잘 익어가고 있는지를 확인해주셔야 하고, 만약 물이 충분히 졸아들었으면 접시에 있는 베이컨을 섞어 불을 끕니다. 그렇게 30초간 팬을 식혀 열기가 사그라들었다면, 다시 약불을 켜고 계란 노른자 소스를 부어서 젓가락으로 재빠르게 저어줍니다. 이 과정에서 오리지널 까르보나라의 성공 여부가 명확하게 나옵니다. 계란소스가 스크램블 에그가 상태가 아닌 소스로서 면에 잘 녹아들었다면 완성입니다. 완성되면 불을 끄고 접시에 담아 후추를 취향에 따라 더 뿌려드시면 됩니다.

     

    3. 꿀팁 전수 : 베이컨에 따른 기름 내기 및 계란소스 만들 때 적정 온도 유지

     

    통삼겹살 베이컨처럼 기름이 많은 베이컨을 구우신다면 굳이 기름을 두르지 않고 익히는 것이 느끼해지지 않기에 더욱 좋을 것입니다. 단, 얇게 파는 일반 베이컨의 경우에는 기름기가 부족한 경우가 종종 있어 이를 사용하신다면 올리브유를 1큰술 분량만 넣어서 익히시는 것이 좋습니다.

    위에서 보셨듯이 오리지널 까르보나라 파스타는 팬의 온도가 너무 높으면 스크램블 에그처럼 되기 때문에 계란소스를 붓기 전 열을 충분히 빼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중간에 불을 꺼서 팬을 식혀두는 것이고 식힐 때는 가급적이면 화구에서 멀리 두는 게 좋습니다. 계란 소스로 넣고 마무리를 할 때 마지막에 약불로 익히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는 계란 소스가 어느 정도는 익어야 안에 위생 상으로도 안전하고 소스로서의 맛 역할도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번외로, 오리지널 까르보나라 파스타는 계란 노른자만 사용하다보니 계란 흰자를 어떻게 처치해야하는지 고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보통은 흰자를 버리라고 얘기를 많이 하지만, 만약 계란 흰자 버리기가 아까우시다면 간단하게 부침이나 찜을 해서 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